9. 1017 빈곤철폐의 날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4일, 빈곤철폐의 날 주간을 맞아 우리 단체를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1017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가 함께 ‘1017 빈곤철폐의 날 개신교인 기자회견’을 처음으로 주최했습니다.
매년 10월 17일은 UN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입니다만, 한국에서는 반빈곤운동 진영이 이 날을 ‘빈곤철폐의 날’로 기념하며 그 해의 주요한 반빈곤 이슈들을 다루고, 공동의 투쟁을 만들어가는 날로 자리매김 하였습니다.
이번에 처음 진행하게 된 개신교 기자회견은 개신교로서는 처음으로 독자적인 빈곤철폐의 날 일정을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우리 단체의 지난 2020년 총회에서 ‘빈곤철폐의 날 연합예배’를 주최하겠다는 것이 안건으로 통과되었는데요, 방역상황으로 인해 거리에서 의미있는 예배를 드릴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되어 첫 술을 뜨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준비한 것입니다.
장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제일교회 본당이었습니다. 기독교 반빈곤운동을 처음 개척하신 故 박형규 목사님이 시무하셨던 교회에서 개신교인의 첫 빈곤철폐의 날 일정을 갖게 되어 각별한 마음입니다.
기자회견의 주제는 <소유가 아닌 거주로, 철거가 아닌 상생으로>였습니다. 치솟는 부동산도, 거침없이 이어지는 개발행보도 모두 하나님 나라와는 무관한 것이지요. 모두 이 땅을 ‘소유’의 개념에서 바라보며 독식하려고 하니 생기는 문제입니다. 자리에 모인 개신교인들과 현장 당사자들은 소유권의 도시를 넘어 주거권의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데에 마음을 모았습니다.
발언으로는 젠트리피케이션 피해현장인 을지OB베어’의 최성혁 사장님, 쪽방 주민 당사자인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김정호 이사장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당일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로 갈무리합니다. 다가오는 빈곤철폐의 날에는 거리에서 꼭 함께 예배할 수 있기를 바라며!
"부동산 불패신화란 것은 없다. 우리는 이 땅의 무너질 장막집을 소유하기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우리는 철거하거나 철거되기 위해, 쫓아내거나 쫓겨나기 위해, 모두가 함께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며 경쟁하고, 불안해 하며 인생을 소비하기 위해 창조되지 않았다. 더 이상 무한하지도, 영원하지도 않은 부동산 소유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이제는 거주하는 이들, 이 땅에서 밥상을 내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모든 평범한 이들을 위해 소유가 아닌 거주로, 철거가 아닌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종건 사무국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