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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 개의 온기, 구 노량진수산시장 '핫팩연대'



노량진역 육교 위 농성장에서 맞이하는 세 번째 봄이 다가옵니다. 고령의 상인들이 2만 5천 볼트 고압선 위에서 농성을 한 지 약 2년 9개월 되어갑니다. 시간이 무심하게 흐르는 것 같지만 상인들은 또 한 번 육교위에서 지낼 봄을 준비합니다.

작년 11월 나세균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동지’라고 부르던 우리의 막내를 나세균 ‘열사’로 부르게 만든 서울시의 책임을 묻기 위해 상인들은 시청 앞에 천막을 펼쳤습니다. 몇 날 며칠 사진을 부여잡고, 땅을 치며 외쳤습니다. “나세균을 살려내라!”

상인들의 외침에 서울시는 철거 계고장으로 답했습니다. 추모 공간인 천막을 철거하고 나세균 열사 영정사진이 놓여있는 분향소를 빼앗았습니다. 다 빼앗겼지만 상인들은 시청 앞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의 책임 있는 사과를 들어야만 우리의 나세균 동지를 보낼 수 있었기에 때문입니다.

영하의 날씨가 웃도는 11월, 상인들은 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바람을 막아줄 얇은 천막 하나 없는 농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온기를 품고 있는 핫팩이었습니다. 그렇게 노숙농성 하는 상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핫팩연대’를 시작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셨고, 투쟁기금 925,500원과 핫팩 약 1,000개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구 노량진수산시장 투쟁을 지지하는 연대의 마음까지 전달했습니다.


춥지만 따뜻했던 겨울을 보낸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이제 봄맞이를 준비합니다. 수협 건물 앞에 농성장을 새로 차렸습니다. 핫팩연대로 마음 모아주셨던 것처럼 구 노량진수산시장 투쟁의 계속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멀리서 연대의 마음을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혹 가능하신 분들은 매월 첫째 주 구 노량진수산시장 현장예배와 셋째 주 반빈곤극장에 연대의 발걸음으로 함께해주세요. 여러분이 채워주실 빈자리가 있습니다.


이은해 사무국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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