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선교센터와 함께하는 동지 여러분께

김유미 문화와예술위원회 분과위원
옥선과 함께하는 동지 여러분, 옥바라지선교센터에서 문예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유미라고 합니다. 옥바라지선교센터에서 첫 일 년을 보내며 여러분께 꼭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은근히 낯을 가려 현장에서 마주치는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살갑게 말을 건네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였고, 현장에서 뵙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함께 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에게도 꼭 하고픈 말이 있어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문득 어느 저녁이면 아무런 연락이 없는 핸드폰이 감사합니다. 우리가 연대하고 있는 현장들을 한 곳 한 곳 떠올리며 '오늘은 또 이렇게 지나는가보다, 다들 하루 또 버텼구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겠지요.
매일 그런 날 같으면 좋겠지만, 핸드폰이 연신 울려대는 날도 있습니다. '또 어느 곳에 강제집행이 들어왔구나, 또 시작이구나.' 그런 날이면 바삐 하던 일을 멈추고 그 현장으로 갑니다. 현장에 가 보면 옹기종기 둘러 앉아있는 옥선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구나.' 이상한 말 같지만, 이 순간에도 저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그래도 혼자가 아니구나.'

여러분, 저는 옥선이 참 좋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옥선과 함께하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참 좋습니다. 무엇 하나 같은 것 없는 우리가 쫓겨남이 없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겠다는 소망으로 모일 수 있다는 사실이 좋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겠지요. 힘들고 지쳐도 옥선과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데에는 옥바라지선교센터와 함께하는, 옥바라지선교센터를 만드는 동지 여러분 덕분입니다.
매주 모여 하는 현장 기도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 농성하는 텐트 앞에 십자가를 세우고, 촛불을 밝히고, 예배를 준비하는 순간이 좋아서, 예배 안에서 우리가 마주 잡은 손이 좋고, 한목소리로 외치는 구호와 찬송이 좋아서, 예배 후에 길바닥에 둘러앉아 먹는 밥, 그 밥이 참 좋아서 옥선과 함께 합니다.
옥선과 함께하는 동지 여러분, 여러분과 올 한 해를 보낼 수 있어서 참 감사한 2019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 서로에게 쭉 감사하고, 우리가 만드는 이 시간을 좋아합시다. 옥바라지선교센터가 앞으로도 쭉 공동체로서 건강하고 우리 모두에게 비빌 언덕 되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옥선과 함께하는 여러분께 연말 인사드립니다. 모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내년에도 수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