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기독청년 반빈곤연대활동 공동성명
‘행악자는 가난한 사람의 계획을 늘 좌절시키지만, 주님은 가난한 사람을 보호하신다.’ 시 14:6
한국의 빈부격차는 현재진행형으로 심화되고 있다. 노인 빈곤율은 50%에 육박하고, 가장 가난한 계층의 주거비용은 전체지출의 50%에 육박한다. 서울청년 5명 중 1명이 옥탑이나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으며, 가난한 이들의 최후 주거지라 불리는 1평 남짓 쪽방의 월세는 평균 22만원이고, 그 월세를 받는 건물주들은 타워펠리스에 살고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다. GDP 12위의 높은 소득수준을 자랑하지만 평등한 삶은 요원하다. 2015년 기준 빈집이 107만호가 넘고, 가장 많은 집을 보유한 사람은 2291채의 집을 가지고 있지만 누군가는 최저주거기준도 미치지 못하는 쪽방에 살거나 홈리스로 살아가고 있다.
쫓겨나는 사람들에 대한 폭력 또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재개발/재건축 피해자들을 위한 선대책 마련 없이 강제철거는 여전히 도심 곳곳에서 폭력적으로 이루어진다. 상인들의 생계수단인 노점을 불법화하고,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전통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을 강제로 철거하며, 도심 한 복판에서 피 튀기는 폭력이 난무한다. 시민의 공간인 경의선공유지 또한 부동산 개발의 욕망 아래 쫓겨날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해 궁중족발 투쟁을 분기점으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었다고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은 여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내세운 도시재생은 청계천-을지로 일대, 쫓겨나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 가운데 사실상 기존의 재개발과 다를 바 없음이 증명되었다.
부유한 이들의 악행과 그에 침묵하거나 동조하는 이들은 이 땅, 가난한 이들의 삶을 은폐하고 좌절시킨다. 그러나 가난한 이의 얼굴로 오신 예수님은 강제집행의 폭력에 찢김 당하고 찔림 당하시며 쫓겨나는 이들의 가장 맨 앞에 서 계신다. 우리는 8월 12-14일, 3일간 진행된 ‘2019 기독청년 반빈곤연대활동’에 참가하여 쫓겨남의 폭력과 빈곤의 고통 앞에 서 있는 민중과 연대하였다.
이제 우리는 같은 자리에 서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하고 폭력적인 강제집행 중단하라!
2.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해결과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위해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강화하라!
3. 청계천-을지로의 역사성과 산업생태계를 인정하고 도시재생을 빙자한 재개발을 즉각 중단하라!
4. 경의선공유지는 시민의 공간이다. 개발야욕 거두고 공공성을 보장하라!
5. 도시는 투기의 공간이 아닌 삶의 공간이다.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 중단하고 거주권을 보장하라!
우리는 모든 이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통해 풍성해진 창조세계를 꿈꾸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9년 8월 14일
2019 기독청년 반빈곤연대활동 참가자 및 참가단체 일동
(옥바라지선교센터 /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 / 감리교신학대학교 예수더하기 / 장로회신학대학교 암하아레츠 / 한신대학교 민중신학회 /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민중신학회 / 협성대학교 참여신학회 예수걸음)